샤페론은 기존 항체 치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나노바디는 기존 항체 치료제를 10분의 1로 소량화해 다양한 제형 개발을 위한 유전 공학적 접근이 용이한 플랫폼 기술이다. 샤페론은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파필릭시맙’이 있다. 이 물질은 암세포가 면역을 회피하는 PD-L1과 CD47의 신호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할 수 있게 하는 이중 항체 나노바디다. 회사 측은 선천 면역과 후천 면역에 동시에 작용해 항암 효과를 향상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치료제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샤페론은 지난 2월 국가신약개발재단에서 91억원의 정부 출연금 지원을 받았고 임상 2b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판매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페론은 최근 두 건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서 대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3월 국전약품과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 누세린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4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 누세핀의 기술 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선급 기술료가 반영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 20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4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5억2300만원, 영업 손실 104억6600만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그런데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상업화에 성공한 파이프라인이 없어 매출이 단기간에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샤페론은 신약 후보 물질을 임상 1상 전후로 기술을 이전해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회사 측은 기술 수출과 관련한 마일스톤이 유입되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 수출한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는 내년 임상 1상을 마치고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내년부터 마일스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아토피와 여드름 치료제는 한국 임상 2상 종료 후 한국과 중국 회사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국전약품에 기술을 이전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도 올해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해 선급 기술료로 수익이 나올 예정이다.
샤페론의 주간사 회사인 NH투자증권은 회사의 기업 가치를 4008억원으로 평가했다. 비씨월드제약·휴메딕스·유한양행·녹십자·동아에스티·종근당·HK이노엔 등 7개 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평균 주가수익률(PER) 30.9배를 적용해 기업 가치를 산출했다. 2025년 예상 당기순익 325억원에 연 할인율 30%를 적용해 현재 가치를 130억원으로 평가하고 여기에 30.9배를 곱한 것이다. 이렇게 도출한 주당 평가액 1만6921원에 39.7~51.5%를 할인해 희망 공모가를 8200~1만200원으로 제시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74만7000주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 총액은 1823억~2268억원이다.
샤페론은 공모 흥행을 위해 구주 매출 없이 전량 신주 발행으로 공모 구조를 짰다.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을 최소화하는 등 시장 친화적 전략도 내세웠다. 최대 주주인 성승용 샤페론 공동대표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 21.54%에는 2년간 보호 예수가 설정됐다. 전략적 투자자인 국전약품(지분율 1.12%)은 1년 동안, 그 외 재무적 투자자(지분율 47.8%)는 1~2개월간 보호 예수를 약속했다. 성공적인 공모를 위해 주주들이 자율적으로 보호 예수를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 수의 29.13%로 결정됐다.
회사 측은 이번 공모를 통해 225억~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 자금은 R&D·시설자금·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다. 글로벌 임상 개발을 통한 각 파이프라인의 경쟁력 강화,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등의 R&D, 우수 연구진·연구 시설 확보와 글로벌 사업화 추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샤페론은 9월 26~27일 일반 청약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