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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인터뷰] 바이오주 IPO ‘구원투수’…샤페론 이명세 대표 “긴 호흡으로 봐야”
  • 202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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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운 기자] 면역학 기반의 혁신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 샤페론이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오랜만에 바이오주의 기업공개(IPO)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 심리가 악화된 바이오업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신규 상장기업이자, 상장 성과에 따라 향후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여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0년 기술성 문턱을 넘지 못했던 샤페론은 두번째 도전 만에 지난 5월 상장예심을 통과하며 오는 10월 상장을 추진 중이다. 기술 특례로 상장을 추진 중인 샤페론은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두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획득했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임상 및 사업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6일 여의도에서 만난 이명세 샤페론(성승용·이명세 공동대표) 대표는 “2년 전에 상장예심에서 떨어진 것은 임상 2상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이고 이번에 이를 첨부해 통과하게 됐다”면서 “기술 이전 성과를 토대로 전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샤페론에는 현재 임직원 37명 중 4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인력 면에서도 다양한 전문성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면서 “1~3상 통과 기술도 갖고 있고 다른 바이오업체와 비교해 내실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에 설립된 샤페론은 면역 시스템에 의해 발생한 염증 질환을 타깃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염증이 개시되는 단계에서부터 증폭 단계까지 광범위하게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샤폐론의 성승용 창업주는 세계 최초로 염증개시 이론에 기반한 면역생물학계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으로 미생물 및 면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국적 제약사 대표 등을 역임한 이명세 대표가 바이오 사업화 영역을 맡고 있다.

샤페론은 세계 최초로 난치성 염증질환 신약인 GPCR19를 표적으로 하는 염증복합체 억제제 합성신약과 기존의 항체 치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구조의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 개발을 두 축으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 치료제인 ‘누세핀(NuSepin)’과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인 ‘누겔(NuGel)’,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NuCerin)’ 등을 개발했다.

또 기본 항체 치료제를 10분의 1로 경량화해 다양한 제형 개발을 위한 접근이 쉽고 높은 안정성으로 기존 항체 치료의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나노바디(Nanobody) 기반의 차세대 항체치료제를 면역항암제 개발에 응용하고 있다.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와 mRNA-나노바디·PROTAC-나노바디 치료제 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샤페론은 지난해 3월 국전약품에 치매치료제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올해 4월에는 브릿지바이오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또한 기술 이전(License-out) 진행 등을 반영함에 따라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5억2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2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82%나 급증했다. 이 대표는 “올 하반기 매출도 20억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기술을 이전한 제품이 있는데 얼마를 받았는지 좀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업계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시기에 상장하는 것과 관련해 샤페론 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에 대해서도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들이 그렇듯이 샤페론 역시 내년, 내후년까지도 이익이 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장 후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해서도 아직 이렇다 할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오산업에 부담을 많이 안고 있고 잘 준비해서 잘 상장하고 싶다”면서 “기존 주주들 뿐 아니라 새로운 주주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또 “바이오주는 개발돼야 하는 영역이 많고 긴 호흡으로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은 거의 비슷하고 대개 초기 기업이자, 개척 수준이고 샤페론과 비교 할만한 곳은 아직 크기도 작고 기술 개발 단계도 낮은 곳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첫째주 정도 상장을 추진 중인 샤페론은 총 274만7000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00원~1만200원이다. 샤페론은 이번 공모를 통해 225억~28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상장예정주식수는 2223만1781주다.

9월 20일~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26일~27일 청약을 거칠 예정이다. 구주 매출 없이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한다. 성승용 창업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4% 정도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주식 대다수에 자율적 락업을 걸어 상장 후 보호 예수 물량이 70% 이상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이 상장주관사다.

샤페론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 및 시설자금, 운영자금 등에 쓸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임상 개발을 통한 각 파이프라인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등의 연구개발, 우수 연구진 및 연구시설 확보와 글로벌 사업화 추진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