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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리뷰] 8조원 규모 아토피 치료제 기술, 국내제약사 ‘우수’
  • 20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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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전신면역질환이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수준이며, 성인 환자들은 사회생활에 있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어 치료에 한계가 왔다는 지적도 있다. 

생활환경 등의 변화로 아토피성 피부염을 겪는 환자가 많고, 아직 완치제가 나오지 않아 최근 JW중외제약이 아토피 치료제 혁신신약을 기술 수출하는 등 국내 제약사, 바이오벤처 등 곳곳에서 아토피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국내 제약사, 바이오벤처 등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박차

JW중외제약은 24일 피부질환 부문 글로벌 제약사인 LEO Pharma(레오파마)와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JW1601) 혁신신약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레오파마는 1908년 덴마크에서 설립돼 피부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으로 후시딘, 자미올 등 피부질환 치료제를 다수 개발해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이 레오파마에 기술 수출한 아토피 치료제 JW1601은 신약후보물질로, 히스타민(Histamine) H4 수용체에 선택 작용해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보인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W1601은 항염증 효과 위주인 경쟁 개발제품과는 달리 아토피성 피부염의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을 나타낸다”면서 “경구제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높게 개선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로 평가되고, H4 수용체에 높은 선택성을 지니고 있어 부작용 발현율도 현저히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ID-RHT3201’을 활용한 아토피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이로운 효과를 주는 장내 미생물을 의미한다. ID-RHT3201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와 면역시스템 조절‧균형을 유도하는 열처리 후 프로바이오틱스로, 아토피 개선 특허가 등록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임상시험 결과, 아토피성 피부염 중증도지수(SCORAD) 종합점수가 대조군에서의 감소치(-8.37±9.95)에 비해 시험군에서의 감소치(-13.89±10.05)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p<0.05), 아토피성 피부염의 병인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호산구의 활성화 단백질인 ECP(Eosinophil Cationic Protein)의 감소율 역시 대조군에 비해 시험군에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면서 “ID-RHT3201이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 개선에 유효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휴온스는 와이디생명과학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천연물 아토피 신약 ‘YD-109’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휴온스는 이밖에도 알레르기 관련 Th2 세포 및 비만 세포의 탈과립을 억제하는 ‘찔레나무열매추출물(특허 취득)’로 아토피성 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질환(비염, 천식, 식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삼익제약은 올해 4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와 ‘단백분해효소 표적의 피부과민반응 조절과 피부장벽 기능 강화 효능을 지닌 반변련을 이용한 신약개발’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수남 KIST 강릉분원 박사팀은 우리나라 전통 천연물인 ‘반변련’이 아토피 치료에 적합한 소재임을 입증했다. 연구결과는 지난해 7월 특허 등록을 마쳤고, 현재 대량 재배로 원료 천연물 국산화를 위해 생산지 확장과 원료 표준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익제약은 천연물 반변련의 비임상과 제형연구, 임상시험으로 아토피 피부염 경구용 치료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오벤처 기업들도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큐리언트는 가려움증의 원인인 류코트리엔 생성을 차단하는 ‘Q301’의 임상 2상을 곧 마무리하고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아토피 치료제 ‘퓨어스템-AD주’를 개발 중이다. 기존 아토피 약이 몸에서 분비되는 특정 물질을 차단하는 방식이라면 퓨어스템 에이디주는 유발 원인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퓨어스템-AD주는 지난달부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임상3상을 시작했다. 이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천대 길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의료원, 동국대학교일산병원, 부산대학교병원 등 총 11개 기관에서 중등도 이상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194명을 대상을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실험실 벤처로 출발한 신약개발 기업 샤페론은 올해 초 아토피 치료제 신약인 ‘HY209’의 임상1상을 시작했다. 이는 서울대 의과대학이 자체 개발해 기술 이전한 것으로 염증 세포 표면의 특정 GPCR 수용체(G단백질 연결 수용체)에 작용해 아토피 환자 피부의 염증을 치료하는 물질이다.

샤페론 관계자는 “HY209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체내 호르몬 기능으로 염증을 제어한다”면서 “기존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제제나 면역 억제제 대비 인체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 크고, 환자 삶의 질 개선할 수 있지만 성공확률 낮아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을 겪는 환자는 2017년 기준 93만명으로 2013년 101만명에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5년 92만명에서 다시 소폭 증가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전 세계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45억7500만달러(약 5조원) 규모에서 2024년에 73억달러(약 8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 국내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 수(위)와 글로벌 아토피 치료제 시장 전망(단위-조원). 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글로벌데이터, 이코노믹리뷰

국내 아토피성 피부염 관련 환자 수가 100만명 내외를 나타내고, 글로벌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가 성장해도 신약 치료제 개발에는 어려움이 많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병 원인이 복잡해 완치제를 만들기 어려운 점이 있기 떄문이다. 개발 물질이 상용화되는 확률도 다른 신약 분야에 비해 낮다.

대웅제약이 인수한 바이오업체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한 아토피 치료 신약 ‘HL-009’는 임상2상까지는 성공했지만, 유효성과 안전성 등이 확인되지 않아 임상3상 직전에 중단됐다.

영진약품의 ‘유토마외용액2%’는 2012년 경증‧중등도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을 개선하는 천연물 신약으로 허가 받았지만 올해 1월 시판을 중지했다. 신약은 출시 후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이 사용하면서 발생한 부작용 등을 수집해 기간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야 하지만, 유토마외용액은 임상에서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데이터 수집을 못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환자 중 만성 질환자의 약 70%가 영‧유아여서 안전성 입증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질병 특성과 환자 등을 고려해 전략을 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