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리제네론의 아토피 치료제 듀피센트에 도전장을 내미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앞다퉈 임상에 진입하고 있다. 비상장 3곳, 상장사 3곳 정도가 시장에서 기술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토피시장 글로벌 넘버원인 듀피센트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을 지가 공통적인 관심 사안이다.
듀피센트는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은 면역항체치료제다. IL-4, IL-13을 타깃하는 IGG4 면역치료제이며,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대상으로 처방된다. 지난해 듀피센트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70% 성장한 35억3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한 12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국내 비상장사 가운데 아토피 신약 임상에 진입한 회사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샤페론, 노바셀테크놀로지 정도다. 모두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듀피센트와는 다른 타입의 파이프라인들이지만 선택지가 제한적인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관측된다.
연구가 가장 진척된 곳은 샤페론이다. 피부 도포형 연고치료제 누겔(NuGel)을 국내 임상 2상 진행중이며 연말 마무리할 전망이다. 동물모델에선 현존 치료제에 비해 높은 효능을 보였다. 아토피 표준치료약물인 스테로이드, PDE4억제제 유크리사, 항염증 약물로 개발중인 JAK억제제(토파시티닙) 등과 비교해도 누겔의 아토피성 피부손상 회복 효과가 높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누겔과 또 다른 주력 파이프라인 누세린(NuCerin)이 임상2상을 마무리 지으면 기술수출과 코스닥 IPO를 다시금 추진할 계획이다. 샤페론은 올 1분기 국전약품을 대상으로 누세린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동시에 국전에 제3자유상증자를 통해 약 1500억원의 밸류를 책정했다.
동구바이오제약 계열사 노바셀테크놀로지는 경증 아토피 대상 연고인 NCP112의 국내 임상1상을 진행중이다. 보통 임상1상은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 용도의 실험이다. 노바셀은 임상1상에서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 판단까지 진행중이다.
NCP112는 항염증 및 염증해소 매개 수용체인 FPR2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펩타이드다. 임상2상은 기술이전하고자 하는 국가에서 이어갈 계획이다. 회사는 작년 3분기 프리IPO 펀딩에서 370억원 밸류를 책정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아직 아토피 치료제 임상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가장 몸값이 큰 기업이다. 회사는 면역글로불린 융합단백질을 활용한 주사제 파이프라인 GI-301에 대해 국내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해 둔 상태다. 연말 임상에 돌입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작년 비임상 단계에서 GI-301을 유한양행에 1.4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 1분기 마무리된 프리IPO 펀딩에는 SK주식회사와 제넥신이 전략투자자로 참여하며 6771억원의 밸류를 책정했다.
GI-301의 경우 유사한 면역글로불린 기전인 졸레어가 직접 경쟁 대상군이다. 졸레어는 노바티스-로슈(제넨텍)가 개발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비임상 실험 결과 GI-301이 졸레어 대비 면역원성 안전성과 유효성이 우수하다고 발표했다.
상장사 중에선 강스템바이오텍,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줄기세포 기반 아토피 신약을 개발 중이다. 강스템은 임상3상, 에스씨엠은 임상2상 단계에 있다. JW중외제약이 덴마크 레오파마에 전임상단계에서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도 임상2상을 위해 환자를 모집중에 있다.
한편 미국에선 올 3분기에 JAK억제제 기전의 아토피 치료제들에 대한 FDA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경구용 아토피 치료제인 JAK억제제로는 일라이릴리-인사이트의 올루미언트, 화이자의 젤잔즈, 애브비의 린보크가 있다. 중증환자 대상 허가를 신청했지만 혈전 생성 등 심혈관계 부작용 우려 때문에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듀피센트는 안전성 면에서 JAK억제제보다 월등한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