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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 샤페론, 110조 염증치료제 '게임체인저' 꿈꾼다
  • 2022-09-28
  • 212

이명세 대표 "아토피·폐렴·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나노바디로 성장성 확보"


 

[안준호 기자] 면역 혁신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기업 샤페론이 다음 달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올해 바이오 기업의 신규 상장이 줄어든 가운데 성공 사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초 이후 증시 입성에 성공한 신약 개발 기업은 보로노이와 에이프릴 바이오 2개사 뿐이다.

바이오 투심이 악화된 가운데 샤페론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더벨과 만난 샤페론의 이명세 대표(사진)는 탄탄한 기술력과 사업화 역량을 증시 입성의 무기로 꼽았다. 교과서를 바꾼 혁신적 이론에 기초한 것에 더해 주요 파이프라인들이 이미 임상 2상 단계까지 연구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2인 3각 리더십' 기술력과 사업화 동시에 잡았다 

샤페론 이명세 대표

샤페론은 면역학 연구의 권위자인 성승용 대표가 2008년 설립한 신약 개발 회사다. 설립 4년 전인 2004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리뷰 이뮤놀로지'에 게재한 논문이 창업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 면역학계에서는 외부에서 침입한 병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염증이 유발된다는 이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성 대표는 체내 조직의 손상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축적되어 염증이 발생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이후 후속 연구에서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19)가 염증을 염증복합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

학내 벤처로 시작한 바이오 기업은 샤페론 만이 아니다. 다만 이론적 토대만 놓고 보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자평이다.

그는 "혁신적 이론이 검증을 거쳐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론과 기술력이 어느 곳보다 탄탄하다"며 "직접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Cas9)를 개발해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를 설립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유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2020년 샤페론에 합류한 것도 창업자인 성 대표의 연구 성과와 기술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샤페론의 기술력은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고,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도울 있는 부분이 있겠다고 생각해 공동대표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 애보트 등 해외 제약사를 거쳐 한국 먼디파마 대표를 역임한 이 대표는 바이오 업계의 대표적인 사업화 전문가로 꼽힌다. 이후 샤페론은 연구개발은 성 대표가, 사업화 부문은 이 대표가 맡는 '2인 3각' 체재로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전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에 후보물질을 기술 이전하는 성과를 냈다.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도 다수 보강했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에서 12년간 재직한 바이오 M&A 전문가인 윤명진 전무가 CFO로 합류했다. 같은 해 전문의이자 한국 화이자제약에서 근무한 이지선 상무가 임상 총괄로 부임했고, 올해 전문의 출신인 이상엽 상무를 연구개발 실장으로 영입해 임상 역량을 강화했다.

다수 인재들의 합류는 상장 첫 관문인 기술성 평가 획득으로 이어졌다. 2020년 첫 시도와 달리 지난해 평가에서는 두 평가기관 모두로부터 A등급 획득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2020년에는 핵심 파이프라인이 임상 2상 초기였기 때문에 데이터가 부족했지만, 지난해는 임상 결과에 더해 기술이전 성과도 냈기 때문에 순조롭게 기평 통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토피·코로나19·알츠하이머 등 주요 파이프라인

샤페론은 성 대표의 염증복합체 억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세 가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누세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누세린 등이다.

현재 누겔은 국내 5개 대형센터에서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완료한 뒤 바이오마커를 분석하고 있다. 누세핀은 루마니아에서 해외 임상 2상을 수행한 뒤 한국 국가신약개발재단으로부터 91억원의 지원비를 받아 다국적 2b/3상을 진행 중이다.

수많은 염증 관련 병증 중 아토피와 코로나19에 우선적으로 주목한 이유는 뭘까. 누겔의 목표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염증 질환 중 가장 광범위한 환자군이 존재하지만 치료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전세계 아토피 환자 90%에 달하는 1억5000만명의 경증~중등도 환자들에게 매우 제한적인 치료제만 존재한다"며 "보편적 선택지인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제는 부작용 우려로 4주 이내 사용만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비스테로이드성 치료제로 화이자에서 개발한 유크리사 등이 존재하지만, 출시 초기부터 효과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시장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치료제인 누세핀은 직접 상업화가 가능한 후보로 선택됐다. 누세핀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해 개발 중이다. 염증 억제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면역 질환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누세핀은 중증 환자가 대상이기 때문에 국내에 한해 유통과 판매까지 샤페론이 직접 주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2b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승인을 받아 감염내과와 호흡기내과 전담 사업화 팀을 만들어 1년에 10억~30억원 수준의 매출이 꾸준히 만들어지는 구조를 갖출 것"이라며 "해외 시장도 2024년을 목표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 신약 개발 기업처럼 기술 이전을 통한 수익화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브릿지바이오에 글로벌 판권을 이전한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는 미국 임상을 준비중이다. 국전약품에 기술을 이전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올해 임상 1상을 진행해 기술료를 지급받게 된다.

상장 이후에는 현재 전임상 단계인 나노바디 기술을 발전시키고, 현재 파이프라인에 이은 2세대 염증 치료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나노바디는 기존 항체 치료제를 1/10로 소량화한 플랫폼 기술로 면역항암제 개발 등에 이용된다. 홍천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성 대표의 지두지휘 아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세대 항염증 치료제는 아토피와 코로나19, 알츠하이머 이외의 다른 염증 질환들이 대상이다. 현재 10개의 약물 후보군을 추렸다. 이 대표는 "염증 질환과 관련된 글로벌 시장이 110조원 가량에 달하는데, 일부 질환에서라도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국내 바이오 업계의 '티핑 포인트'"

바이오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늘 주목받는 테마였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연이은 임상 실패 소식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보다는 실망만을 안겨 주는 일이 많았다.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고, 되려 임상을 중단하는 경우도 나타나다 보니 업종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낮아진 상태다.

이 대표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흐름에 대한 질문에 "지금이 국내 신약 개발 기업들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이라고 강조했다. 작은 변화나 아이디어들이 누적되다가 임계점을 지나면 폭발하듯이, 국내 바이오 업계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기 직전에 도달해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는 주목해 볼 만한 데이터들이 쏟아지는 시기라는 것이 이 대표의 분석이다. 유한양행에서 얀센에 기술이전한 항암제 '레이저티닙' 임상, 한미약품이 연구 중인 '포저티닙'의 미국 FDA 심사, HLB가 개발 중인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임상 추이 등이 그가 주목하는 흐름이다.

이 대표는 "상업화로 이어지는 최종 관문만 넘어서면 국내 바이오의 새로운 단계가 열릴텐데, 그 마지막 장애물을 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샤페론도 가시적인 임상 성과와 개발 역량을 내세워 기업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세 대표 약력

△2020~현재 ㈜샤페론 공동대표이사
△2016 ~ 2020 한국먼디파마(유) 대표이사(General Manager)
△2012 ~ 2016 한국애보트 의약품사업부 사장(General Manager)
△2001 ~ 2012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 미국 본사, 한국 지사 및 필리핀 지사
△1998 ~ 1999 한국엠에스디
△1996 ~ 1997 한강성심병원